주말 골퍼가 차례로 만나게 될 10가지 목표
글 : JoinSung / 골프 칼럼리스트 2021-07-14
볼 띄우기
골프를 시작하고 가장 먼저 세우는 목표는 볼을 ‘띄우는’ 것이다. 골프는 한 홀에서 평균적으로 두 번 띄우고 두 번 굴리는 운동이다. 굴리는 것이야 몇 분이면 가능한데 띄우는 것이 생각처럼 쉽지 않다. 따라서 골프를 시작한 이후 가장 먼저 직면하게 되는 목표는 볼을 띄우는 것이다.
첫 파
연습을 통해 볼을 띄울 수 있고 첫 라운드를 했다면 그 다음의 목표는 자연적으로 파(Par)가 된다. 생애 첫 파다. 파는 홀의 기본 단위다. 골프는 18홀로 이뤄지고 파4 홀 10개, 파3와 파5 홀이 각각 4개씩 있다. ‘파3’ 홀에서는 3번의 샷으로 볼을 컵에 넣어야 파가 된다. 파 목표는 어렵지 않게 이룰 수 있다. 대다수의 기록이 그렇지만 ‘운’도 따르기 때문이다. 첫 라운드에서 할 수도 있고 그 다음 라운드에서 목표를 이룰 수도 있다.
첫 버디
첫 파를 기록했다면 그 다음은 첫 버디(Birdie)다. 올해 여든을 넘긴 클럽 챔피언 출신과 인터뷰를 한 적이 있었는데 그가 자신의 첫 버디를 생생하게 기억하고 있어서 놀라웠다(첫 파는 기억에 없다고 했다). 파3 홀에서 3번 만에 볼을 컵에 넣었을 때가 파라고 했다. 버디는 2번 만에 넣었을 때다. 파4 홀에서는 3번, 파5 홀에서는 4번째 샷으로 홀 아웃(Hole-Out) 했을 때다. 버디도 운이 따르기는 하지만 파만큼은 아니다. 첫 버디는 드라이버, 아이언, 웨지, 퍼팅 중 한 번의 샷이 완벽했을 때 나올 확률이 높다. 첫 버디는 골퍼에게 골프에 열중할 충분한 동기를 부여한다. 이만한 당근이 없다.
브레이킹 100
첫 버디를 하고 나면 ‘브레이킹(Breaking) 100’이 가장 구체적인 목표가 된다. 동시에 골프를 포기하고 싶어지는 첫 위기가 되기도 한다. 이 고비를 넘지 못하고 골프 하는 내내 ‘백돌이’란 수식어를 달아야 하는 상황이 될 수 있기 때문이다. 한 통계에 따르면 골프를 포기하는 가장 큰 이유는 ‘어렵고, 실력이 빨리 늘지 않기 때문’이다. ‘브레이킹 100’을 위한 지름길은 없다. 공을 들여야 하는 부분은 샷의 정확도를 높이는 것이다. 연습 시간이나 라운드 횟수는 중요하지 않다. 클럽의 가장 반발력이 높은 부분을 ‘반복적’으로 맞힐 수 있는 능력을 키우는 것이다. 그러면 스코어가 100에 점점 가까워지고 결국은 스코어 앞자리가 바뀐다.
홀인원
확률적으로 첫 이글(Eagle, 파보다 2타 적게 치는 것)보다 홀인원(Hole In One)이 더 쉬울 수 있다. 홀인원은 한 번의 샷으로 홀 아웃하는 것이다. 홀인원은 실력도 중요하지만 운이 정말 많이 따른다. 실험 결과가 이걸 증명한다. 지난 2017년 DP월드투어에서 활동하는 에두아르도 몰리니라가 홀인원 테스트를 했다. 145야드의 파3 홀에서 모두 500번의 샷을 했지만 홀인원을 하지 못했다. 홀인원이 실력이라면 몰리나리는 홀인원을 했어야 했다. 골프 전문 매거진인 “골프 다이제스트”는 주말 골퍼의 홀인원 확률이 1만2천 분의 1이며 150야드 이상일 때는 8만 분의 1이라고 했다. 하지만 비기너인 누군가도 다음 라운드에서 ‘홀인원’했다고 소셜 네트워트에 올릴 수 있다. 100타대의 홀인원은 절대 꿈이 아니다.
첫 이글
비기너가 티 샷한 볼이 도로 협찬을 받아 그린 가까이 굴러갔고 어프로치를 토핑했지만 깃대를 정면으로 맞히면서 컵으로 빨려 들어가는 장면을 보기도 한다. 파4 홀에서 2번 만에 홀인. 어메이징 이글! 이런 돌발적인 상황은 로또에 당첨될 확률만큼 희박한 것이 사실이다. 첫 이글은 100타대보다는 90타대에 기록할 확률이 높다. 90타대 때의 목표가 될 수 있다. 티 샷, 아이언, 웨지, 퍼팅 중 자신 있는 샷을 하나 이상 장착했을 때 가능한 기록이다.
브레이킹 90
전 세계 골퍼 중 가장 많은 비중이 큰 그룹이 ‘보기 플레이어’(Bogey Player)다. 스코어로 환산하면 91타에서 99타 사이. 이들이 가장 갈망하는 목표가 ‘브레이킹 90’이다. 80타대 스코어를 기록하는 것이다. 그런데 100에서 99, 90에서 89 등 스코어 첫째 자리를 바꾸는 것이 여간 어려운 것이 아니다. ‘브레이킹 90’을 위해서는 우드, 아이언, 웨지, 퍼팅 중 2개 이상의 샷이 확실하게 안정되어 있어야 한다. 또 페널티를 최대한 줄이고 홀의 난이도를 고려한 코스 매니지먼트도 고려해야 한다. 그래야 한 홀에서 스코어가 눈덩이처럼 불어나지 않고 업 & 다운할 수 있는 기회도 맞게 된다.
싱글 디짓 핸디캡
국내 대다수 골퍼가 ‘싱글’(Single) 골퍼를 원한다. 용어가 틀렸다. 싱글 디짓 핸디캐퍼(Single-digit-handicapper)다. 한 자릿수핸디캡을 가진 골퍼라는 의미. 주말 골퍼끼리 70타대 스코어를 기록했을 때 상패를 만들어 기념한다. 79타 이내의 스코어를 기록하거나 싱글 디짓 핸디캡의 조건에 준하는 ‘81타’까지로 영역을 넓히기도 한다. 싱글 디짓 핸디캡 상패를 받았다는 것은 이제 고수 반열에 들었다는 증거. 79타를 기록하는 공식이 있다. 티칭 프로 박경호가 제시한 모델이다. 드라이버 샷으로 190m 이상 보내고 페어웨이에서의 샷으로 150m를 한 번에 그린에 올릴 수 있어야 한다. 정규 타수 내 온 그린(GIR)을 9번 이상 해야 한다. 페널티는 1타 이상이 되어서는 안 되고 웨지를 잡았다면 한 번의 샷으로 그린에 올려야 한다. 퍼팅은 33개 이하로 막아야 한다.
사이클 버디
장타와 정교함을 겸비했을 때 가능한 기록이 ‘사이클 버디’(Cycle Birdie)다. 파3, 파4, 파5 홀에서 모두 버디를 기록하는 것. 파 배열에서 파3, 파4, 파5 홀이 이어질 때(순서는 상관 없다)의 기록이 가장 순도 높지만 18홀 중 이 3개 홀에서 순서에 상관없이 버디를 해도 된다. 사이클 버디는 로 핸디캐퍼(Low Handicapper)나 프로 골퍼도 얻기 어려운 기록이다. 단, 이 기록은 한국에서만 통용된다. 글로벌 스탠더드는 아니다.
이븐파
이른바, 스크래치(Scratch)골퍼 영역. 스크래치 골퍼는 핸디캡 제로(Zero)로 주말 골퍼가 다다를 수 있는 최고 수준이다. 소셜 네크워크를 통해 심심찮게 이븐파(Even Par)가 적힌 스코어카드를 본다(스크린골프는 제외). 이 영역 골퍼를 다수 인터뷰하면서 알게 된 공통점은 골프를 시작한 지 6개월 이내에 견고한 스윙을 갖췄고 그래서 짧은 기간 동안 스코어를 확실하게 다이어트 했다는 것. 시간과 열정, 비용 투자만큼의 결과물이니 꼭 기억해 두자.
출처: The Sage Investor 71호
JoinSung 골프 칼럼리스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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