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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ETF 11대 테마] 5. 산업의 쌀, 반도체

글 : 미래에셋투자와연금센터 2021-03-05

반도체는 흔히 ‘산업의 쌀’로 비유된다. TV, 스마트폰, 자동 차, 컴퓨터 등 우리 생활에 필수적인 전자기기 대부분에 중요 부품으로 들어가기 때문이다. ‘반도체’(semiconductor) 는 ‘semi’(반)와 ‘conductor’(도체)라는 단어에서 유래한 것이며, 평상시 전기가 통하지 않지만 열을 가하거나 특정 물질을 넣으면 전기가 통하는 물체를 말한다. 전기가 잘 통하는 도체와 통하지 않는 절연체의 중간적인 성질을 나타낸다고 할 수 있다. 오늘날 전자기기에 널리 사용되는 반도체는 열, 빛, 자장, 전압, 전류 등의 영향으로 그 성질이 크게 바뀌는데, 이 특징에 의해 매우 다양한 용도로 활용되고 있다.


반도체의 시초는 1947년 12월23일 미국 벨 연구소(Bell labs)에서 탄생한 트랜지스터를 꼽는다. 그 이전에 전자신호를 증폭하는 소자로서 제2차 대전 때까지 모든 전자장비에서 사용되었던 진공관은 전력소모가 크고 전력을 유지하는 데 어려움이 많았다. 그러던 중 벨 연구소의 윌리엄 쇼클리 연구진이 빛을 쪼이거나 전자를 주입하면 전도도가 달라지는 소자인 트랜지스터를 개발하게 된 것이다. 이 트랜지스터는 전류나 전압 흐름을 조절하는 스위치 역할을 하는 것이 다. 트랜지스터의 발명은 전자공학의 역사에서 매우 중요한 역사적 사건이었고 오늘날 산업 발전의 시초가 되었다. 이 후 반도체 산업은 엄청난 속도로 발전하게 되었다.




반도체 발전사, ‘무어의 법칙’부터 시스템 반도체까지


1965년 4월, 인텔의 공동 창업자인 고든 무어는 ‘일렉트로닉스’ 잡지에 실린 인터뷰에서 이런 말을 했다. “반도체의 칩에 들어갈 수 있는 트랜지스터의 수는 2년마다 2배씩 늘어날 것이다.” 이후 이 말은 무어의 법칙으로 불리게 되었으며, 인텔뿐 아니라 전 세계 반도체 업체는 이 법칙에 따라 반도체를 개발해 왔다. 그 결과 컴퓨터, 스마트폰 등 최첨단 기기의 발전 속도 또한 향상되었다. 


이러한 무어의 법칙이 약 50년간 지켜질 수 있었던 이유는 기존 반도체 업체가 이를 지키기 위해서 부단하게 노력했기 때문이다. 다만 최근에는 이러한 노력에도 불구하고 제조 비용의 증가, 추가 기술 발전의 어려움 등으로 인해 개발 속도가 점점 늦어지고 있으며, 그로 인해 무어의 법칙이 한계에 다다랐다는 평가도 있다.


반도체 시장이 발전하면서 산업 또한 분화되기 시작했다. 반도체 산업은 보통 메모리와 비메모리로 구분된다. 메모리 반도체는 일반적으로 정보를 저장하고 기억하는 용도로 활용되는 제품이다. 대표적인 것이 바로 D램과 낸드플래시이다. D램은 전원이 꺼지면 데이터가 사라지며, 낸드플래시는 전원이 꺼지더라도 데이터가 보존은 되지만 속도가 느리다. 메모리 반도체 시장에서는 국내 기업인 삼성전자와 SK하이닉스가 세계 1, 2위이다.


비메모리 반도체는 메모리 반도체가 아닌, 그 외 모든 제품을 말한다. 메모리 반도체는 대부분 종합반도체기업 (IDM, 삼성전자, 인텔 등)이 설계부터 제조까지 전 과정을 설계하나, 비메모리 반도체는 비즈니스 방식에 따라 반도체를 설계만 하는 ‘팹리스’(fabless), 설계된 반도체를 위탁 생산만 하는 ‘파운드리’(foundry)로 구분된다. 


제품으로 나눠보면 시스템반도체, 광·개별소자반도체 (LED 등과 같이 회로를 구성하는 각각의 소자) 등으로 나눌 수 있으나 업계에서는 통상적으로 시스템반도체로 통칭해서 부르고 있다. 시스템 반도체는 소품종 대량 생산하는 메모리 반도체와 달리 다품종 소량 생산하는 제품으로, 그 종 류만 해도 8천 개가 넘는다. 시스템 반도체는 컴퓨터의 중 앙처리장치(CPU), 스마트폰에서 CPU 역할을 하는 애플리케이션 프로세서(AP), 자동차에 들어가 다양한 기능을 하는 차량용 반도체 등 ‘두뇌’ 역할에 해당하는 제품이다. 즉 데이터 연산·제어 등 정보 처리 역할을 수행하는 것이다. 자율주행, 사물인터넷, 인공지능, 클라우드, 빅데이터 등 미래 먹거리라고 할 수 있는 4차 산업 생산품의 핵심 부품에는 이 시스템 반도체가 들어간다고 할 수 있다. 자율주행차의 이미지 센서, 스마트폰의 통신 기능 제어 칩 등이 대표적인 예이다. 시스템 반도체는 우수 설계 인력과 기술, 고가의 설계 와 검증 툴, 반도체 설계자산(IP) 등 기술 인프라가 필요한 분야이다. 그 결과 인텔, 퀄컴 등 글로벌 상위 10개 기업이 시장의 60%를 차지하고 있다.


불붙는 시스템 반도체 시장 경쟁


2019년 전 세계 반도체 산업 규모는 4,123억 달러로 전년 대비 약 12% 하락하였다. 2017년과 18년의 급격한 성장 이후 공급 과잉과 미중 무역 전쟁 등으로 2019년에는 역성장을 기록한 것이다. 그러나 2020년과 2021년을 거치면서 점차 다시 회복할 것으로 전망된다. 반도체 종류별로 보면 시스템 반도체의 성장이 보다 견조할 것으로 보인다. 시스템 반도체는 4차 산업 생산품의 핵심부품이기 때문이다. 시스템 반도체 시장은 글로벌 반도체 시장의 50~60%를 차지하는 거대 시장이며(메모리 반도체보다 약 1.5배 크다), 경기변동에 따른 영향이 적은 편이다. 수요자의 요구에 맞춰 제품이 생산되는 주문형 방식으로, 수요와 공급 불일치에 따른 급 격한 시황 변화가 없으므로 특정산업의 호·불황에 크게 영 향을 받지 않는 안정적인 시장구조이다. 반면 메모리 반도체는 생산 후 판매방식으로 수요와 공급 불일치 시 급격한 가격 변동이 발생할 수 있다.


시스템 반도체 중 팹리스 시장은 미국 기업이 시장을 주도하고 있으며, 중국이 내수를 기반으로 추격 중인 양상이다. 약 850억 달러의 시장규모로(2018년 기준, IHS), 퀄컴, 엔비디아, AMD 등 미국기업이 압도적인 점유율을 가지고 있으며, 미디어텍, 하이실리콘 등 중국계 기업은 중국 내 거대 내수시장과 정부의 강력한 지원을 기반으로 시장 진출을 본격화하고 있다. 파운드리 시장은 대만 TSMC가 독보적 1위이며 삼성전자가 2위로 추격하고 있다. 약 710억 달러 (2018년 기준, IC Insights)의 시장 규모로 TSMC가 약 50% 를 점유하고 있다. 다품종·소량생산 확대 등 다양한 칩에 대한 수요 증가로 파운드리 시장 또한 성장세에 있다.




현재 세계 주요국은 시스템 반도체 산업을 선도하기 위해 많은 노력을 기울이고 있다. 미국은 기초연구, 기술 보호 등으로 민간 기업을 지원하고 있으며, 2018년 기준 시스템 반도체 세계 10대 기업 중 6개 기업을 보유하며 세계 시장의 70%를 점유하고 있다. 대만은 TSMC라는 파운드리 분야 독보적 1위 업체를 보유하고 있으며, 팹리스-파운드리의 유기적 협력을 바탕으로 글로벌 팹리스 업체도 육성 중이다. 한국의 경우 삼성전자가 주도적으로 나서고 있다. 삼성전자는 ‘반도체 비전 2030’을 선포하고 2030년까지 메모리 반도체뿐 아니라 시스템 반도체 분야에서도 1위를 하겠다는 목표를 표방하고 있다. 이에 따라 향후 시스템 반도체 분야 연구개발 및 생산시설 확충에 133조원을 투자하고, 전문인력 1만 5천 명을 채용할 예정이다. 133조원 중 R&D분 야에 73조원, 최첨단 생산 인프라에 60조원을 투자한다. 중국은 정부의 강력한 산업 육성 지원책으로 메모리 반도체와 시스템 반도체 시장의 동시 육성 전략을 추진하고 있다. 거대 내수시장과 수요 창출 등 강력한 정부 지원을 바탕으로 팹리스 시장에서 점유율 3위로 급부상하는 등 앞으로도 빠른 성장이 예상된다.


폭발적인 성장을 거듭하는 중국 반도체 시장


최근 반도체 시장에서 또 하나 주목해 봐야 할 포인트는 중 국이다. 중국의 반도체 산업 규모는 2008년 이후 연평균 약 11.8%의 성장률을 보이며 전 세계 시장 성장 속도인 약 5.6% 보다 두 배 가까이 빠르게 성장하고 있다. 중국의 반도체 시장이 전 세계 시장에서 차지하는 비율도 꾸준히 상승 추세를 기록하여, 2018년에는 32.2%에 달했다. 그러나 이러한 시장 규모 확대에 비해 반도체의 국산화는 더디게 진행 중이 다. 원래 중국 정부의 목표는 2020년까지 중국이 소비하는 반도체의 40%를 자국에서 생산하고, 2025년까지는 70%를 국산화할 예정이었다. 그러나 실제로 반도체 생산 국산화율은 15.4%에 불과하다(2018년 기준). 이는 앞으로도 중국 정 부가 강력한 반도체 산업 육성 정책을 지속할 요인으로 작 용할 것으로 보인다.


중국 정부가 이처럼 자국의 반도체산업을 육성하는 가장 큰 이유는 중국 산업 중 자립도가 가장 낮은 영역 중 하나가 바로 반도체 산업이기 때문이다. 중국의 연간 반도체 수입 액은 약 3천억 달러로 원유 수입액보다 많다. 특히 시스템반도체 칩 설계 분야인 팹리스 시장에서 미국 기업의 점유율이 70%라는 점은 미중 무역전쟁 상황을 감안할 때 부담으로 작용할 수밖에 없다.




이에 중국 정부는 반도체 산업의 해외 의존도를 낮추기 위해서 적극적으로 정책 지원을 지속하고 있다. 2014년 국가 집적회로 산업발전 추진 요강을 기점으로 본격적으로 반도체 산업을 육성하기 시작하였으며, 2018년 4월 시진핑 중 국 주석이 우한 YMTC 시찰 중에는 반도체 심장론(반도체는 사람의 심장과 같다)을 주창하며 중국 기업 육성을 위해 자국산 반도체 구매를 확대할 것을 지시하기도 했다.


중국 정부의 이런 노력은 결실을 맺을 수 있을까? 가능성은 있어 보인다. 우선 중국이 이미 글로벌 브랜드를 가진 다수의 IT하드웨어 기업을 보유하고 있다는 점을 근거로 들 수 있다. 중국은 과거 IT 디바이스 하청 공장 수준에 불과하였으나, 지난 10년간 다양한 글로벌 IT 브랜드를 키워내는 데 성공했다. 스마트폰은 화웨이, 샤오미, 오포, 비 보 등이, PC와 서버에는 레노버, 인스퍼, 가전에는 하이얼, 메이디, 거리 등이 그 예이다. 이러한 기업들이 국산 반도체 업체를 활용한다면 그만큼 반도체 생산 국산화율은 올라갈 수 있다. 또한 중국은 유능한 엔지니어 인력 풀을 확보하고 있다. 고등교육의 확산으로 중간급 엔지니어 인력 풀이 상당히 풍부해진 것이다. 중국의 STEP(Science, technology, Engineering, Math) 전공 졸업자 수는 이미 인도와 미국을 훨씬 뛰어넘는 등 반도체 강국이 되기 위한 인력 흡수가 계속 진행 중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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