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TF 11대 테마] 4. 중국 경제의 ‘보이는 손’이 선택한 차세대 성장 동력, ‘소비’ | 미래에셋투자와연금센터

[ETF 11대 테마] 4. 중국 경제의 ‘보이는 손’이 선택한 차세대 성장 동력, ‘소비’

글 : 미래에셋투자와연금센터 2021-03-05

2020년 10월 말 폐막한 ‘중국 공산당 제19기 중앙위원회 제 5차 전체 회의’(5중전회) 결과가 11월 3일 발표됐다. 골자는 ‘쌍순환’(雙循環)이었다. 쌍순환이라는 말이 사실 이번에 처음 나온 말은 아니다. 30년 전의 덩샤오핑도 쌍순환을 주창 했다. 그러나 과거의 쌍순환과 지금의 쌍순환은 다른 개념 이다. 덩샤오핑식 쌍순환이 ‘국제 경제에 (수출을 통해) 적극 적으로 참여함으로써, 그 힘을 빌어 국내 경제 활성화를 꾀 해보자는 전략’이라면, 시진핑식 쌍순환은 ‘(내수를 통한) 국내 순환 활성화의 힘을 빌어 국제 경제와 연계하겠다’는 것 이다. 즉 ‘국제 경제와의 연대는 놓지 않겠지만, 경제 성장의 무게 중심은 수출보다 내수 소비에 두겠다’는 뜻으로 풀이된다.


새로운 쌍순환 전략이 나온 것은 수출주도형 성장 모델 이 한계를 드러내고 있기 때문이다. 현재 중국은 코로나 19 여파로 교역이 위축됐다. 또한 미국의 강력한 기술 제재로 인해 통신, 반도체 등 첨단산업의 근간이 위협받고 있다. 이에 중국은 장기전에 버틸 체력이 필요해졌고, 그 대안으로 생각하는 것이 내수를 주축으로 한 쌍순환 전략이라는 것이 다. 중국은 원래 14억 인구와 넓은 땅으로 세계 최대 단일 시장을 갖고 있다. 


아편전쟁 이후 100년간은 구매력과 경제 수준이 뒤처져 있었지만, 이제는 경제의 질과 규모가 해외에 맞설 만하다는 것이 시진핑 중국 국가 주석의 생각인 듯하다.





견조하게 증가하는 내수 시장이 중국 정부 자신감의 근원


시진핑 주석의 이런 자신감은 중국의 내수 소비가 이미 안정적으로 성장하고 있다는 사실에 기반한다. 2019년 중국의 소비품 소매총액은 전년 동기 대비 8% 증가한 41조 1,649억 위안(약 6,980조원)을 기록했다. 성장세가 다소 둔화되긴 했으나 여전히 견조하다. 물론 2020년에는 코로나19의 여파로 소비가 다소 주춤했을 것으로 판단된다. 그러나 최근 중국 내 코로나19의 확산이 어느 정도 통제되기 시작하면서 전자상거래를 중심으로 다시 소비가 빠르게 회복되고 있다.


중국 소비는 절대적인 규모뿐 아니라 전 세계 소비 시장에서의 상대적인 중요도도 빠르게 커지고 있다. 2000~2005년에 전 세계 가계 소비 시장에서 중국이 차지하는 비중은 평균 9%였다. 그러나 2013~2018년에는 이 비중이 평균 23%로 빠르게 성장했다.


중국 소비 증가의 1등 공신, 폭증하는 중산층


이런 중국 소비의 견조한 상승은 어디서 기인할까? 주된 원인은 중산층의 증가이다. 미국의 대표적 싱크탱크인 ‘브루킹스 연구소’(The Brookings Institution)가 2020년 10월에 내 놓은 ‘글로벌 중국’ 보고서에 따르면 중국 중산층은 빠르게 증가하여 2027년에는 12억 명에 달할 것으로 추정된다. 여기서 중산층이란 2010년 기준 구매력 평가를 토대로 1인 하루 최대 110달러를 소비할 수 있는 계층을 의미한다.


중국의 중산층이 처음부터 이렇게 많았던 것은 아니다. 2006년에는 9천만 명에 불과했다. 당시 미국 중산층이 2억 명을 넘었던 것을 생각해 보면 그 수가 한참 적었다. 그러나 그 이후 빠른 경제 성장으로 인해 매년 6천만 명 정도가 새로 중산층에 합류하게 되었고, 그 결과 2016년에는 7억 3천 만 명이 중산층이 되었다.


브루킹스 연구소의 추산에 의하면 중국 중산층은 2020년 기준 총 7조 3천억 달러를 소비할 전망이다. 이는 미국 중산층의 소비 추산액 4조 7천억 달러보다 무려 55%가 많은 돈이다. 중산층 개별 소비자 1인당 구매금액은 미국이 많을지 몰라도, 중국 중산층의 인원 수가 워낙 많아 벌어지는 일이다.




중국 중산층의 성장 원인으로 꼽히는 것은 크게 2가지이다. 첫째, 고급인력의 증가이다. 과거 중국 산업의 경쟁력 은 저학력 노동자를 활용한 값싼 인건비였다. 그러나 최근 들어 중국은 고학력 사회로 급격하게 변화하고 있으며, 이에 따라 소득 수준도 빠르게 증가하고 있다. 중국의 고등교육 기관 수는 2000년 1천 개에서 2016년 2,700개로 증가하 였으며, 고등교육 학위 이수자는 2018년 기준으로 연 8백만 명이 넘는다. 또한 18~22세 연령대의 대학진학률은 2000 년 10%에서 2018년 48.5%로 매년 약 2%p씩 증가하고 있다. 현재 추세가 10년 동안 지속된다면 10년 후에는 중국인 대학진학률이 70%가 된다는 계산이 나온다. 이러한 고학력자 의 증가는 자연스럽게 중국인의 소득 증가, 그리고 소비 증가로 이어질 것이다.


둘째, 고급 일자리의 증가이다. 고학력자가 증가한다고 해도 그에 맞는 소득을 제공할 일자리가 부족하다면 중산층이 늘어나기는 어렵다. 그러나 현재 중국은 고급 일자리가 빠른 속도로 증가하고 있다. 전국경제인연합회에서 2020년 8월에 발표한 글로벌 ICT(정보통신기술) 100대 기업 리스트를 보면 1위는 여전히 미국이다. 애플, 마이크로소프트, 아마존, 구글, 페이스북, 비자, 테슬라, 엔비디아, 넷플릭스 등 총 57개의 기업이 순위에 들었다. 그리고 2위는 놀랍게도 중국이다. 알리바바, 텐센트, 핑안보험, 징둥닷컴, 차이 나모바일, CITIC 등 총 12개의 기업이 순위 안에 포진하고 있다. 반면 한국은 삼성전자 1개 회사만 포함된 것으로 나타났다. 이러한 중국 기업의 경쟁력 상승은 중국 내 양질의 일자리 증가로 이어지며, 결과적으로 중산층의 성장에 긍정적인 영향을 미친다.


중국에서 뜨는 소비 트렌드 1 : 하이엔드(high-end) 제품 선호


중국의 소비 시장이 전반적으로 커질 것은 명확하지만 그 안에서도 온도 차는 있을 수 있다. 그리고 투자자 입장에서는 이러한 온도 차를 잘 파악해야 한다. 즉 어떤 분야의 소비가 가장 큰 폭으로 증가할 것인지를 알아야 좀 더 세부적으로 투자 대상을 정할 수 있다는 뜻이다. 현재 중국 소비 시장에서 발견되는 트렌드 중 가장 강력한 것은 세 가지다. 첫째, 하이엔드(high-end) 제품 혹은 프리미엄 제품군에 대한 선호이다. 대표적인 사례는 프리미엄 바이주(白酒) 브랜드인 구이저우 마오타이(贵州茅台酒, Kweichow Moutai)다. 중국의 바이주 시장은 전반적으로 정체되어 있다. 그러나 프리미엄 제품을 생산하는 구이저우 마오타이는 여전히 높은 인기를 구가하고 있다. 이 회사의 시가총액은 2020년 10월 말 기준으로 약 2조 1,293억 위 안(약 361조원)에 달한다. 삼성전자 시가총액(약 350조원) 을 넘어선 것이다.


이 회사의 인기가 높은 이유는 높은 브랜드 이미지와 희소성 때문이다. 마오타이주의 역사는 기원전 135년부터 시 작된다. 한무제에게 마오타이주를 바쳤다는 기록이 사마천 (司馬遷)의 사기(史記) 서남이열전에 남아 있을 정도다. 중국의 중요한 역사적 순간에 늘 함께했다는 점도 프리미엄 이미지를 구축하는 데 이바지했다. 마오타이주는 1972년 마 오쩌둥과 닉슨의 만남 때 만찬주로 등장했으며, 덩샤오핑도 문화혁명 주도자들을 체포한 뒤 마오타이를 꺼내 스물일곱 잔을 마셨다는 이야기가 있다. 2018년 시진핑 주석과 북한 김정은 국무위원장의 만찬 자리에서도 마오타이주가 어 김없이 등장했다. 마오타이주는 생산 장소가 구이저우(貴 州)성 런화이(仁懷)시의 '마오타이'라는 마을로 한정된다. 다른 장소에서 똑같은 방식으로 생산해도 맛이 다르다고 한 다. 양조에서 숙성 단계에 이르기까지 짧게는 수년에서 길게는 수십 년 이상의 시간이 소요된다는 점도 희소성을 높이는 요인으로 작용한다. 그리고 이러한 브랜드 이미지와 희소성은 제품의 높은 가격과 영업마진으로 이어진다. 구이저우 마오타이는 평균적으로 60% 정도의 영업이익률을 보여주고 있다.




중국에서 뜨는 소비 트렌드 2 : 고급 서비스에 대한 갈망


둘째, 고급 서비스에 대한 갈망이다. 과거 ‘중국 소비재’라 고 하면 라면, 과자, 음료수 기저귀 등이 많이 떠올랐다. 그러나 그 소비재의 중심이 이제는 공산품에서 서비스로 옮겨 가고 있다. 좋은 서비스를 제공하는 기업이 된다는 것은 사실 좋은 공산품을 만드는 것보다 훨씬 더 어려운 일일 수 있 다. 소비자가 필요로 하는 것을 사전에 파악해야 하고, 시스 템도 잘 되어 있어야 하기 때문이다. 그리고 서비스 정신을 갖춘 직원을 훈련시키는 것도 쉽게 할 수 있는 것이 아니다. 현재 중국의 대표적인 서비스 기업으로 꼽히는 곳은 훠궈(火 鍋, Hot Pot) 체인점 ‘하이디라오’(海底撈, Haidilao)이다. 중 국식 샤부샤부를 전문으로 하는 이 기업의 시가총액은 2020 년 10월 말 기준으로 40조원이 넘는다.


즉 서비스를 제대로 규격화하여 제공할 수 있는 기업은 중국에서도 대형 기업으로 성장할 기회가 분명 있다는 것이다. 그렇다면, 이 회사가 이렇게 높은 가치를 인정받는 이유는 무엇일까?


하이디라오의 음식이 맛있기는 하다. 하지만 ‘훠궈’라는 카테고리 자체만 놓고 보면, 맛을 차별화하는 것이 쉽지 않다. 더욱이 하이디라오의 식사 가격은 다른 훠궈 식당에 비 해서 약 20% 정도 비싸다. 그럼에도 식당에는 사람이 많다. 그 이유는 이 식당에서는 중국에서 만나기 힘든 ‘친절함’을 경험할 수 있기 때문이다. 그 역사적 이유가 무엇이 되었든 중국에서 생활할 때는 타인의 배려나 친절을 기대하기 어렵다. 식당에서도 마찬가지다. 고급 식당에 가면 그나마 점잖은 서비스를 받을 수 있지만, 일반 음식점에서는 다소 무심한 서비스를 받는 것에 익숙해져야 한다. 그런데 하이디라오는 기존 중국의 식당과는 다르다. 모든 직원이 열과 성을 다해 손님에게 신경을 써준다는 느낌을 받는다. 이보다 더욱 중요한 것은 이 회사가 이러한 만족도 높은 서비스를 중국 전역에 규격화하여 적용하는 데 성공했다는 점이다. 친 절한 식당 한두 개를 운영하는 것은 그래도 할 만하다. 하지만 수백 개의 식당 매장에서 균일하게 친절한 서비스를 제공하는 것은 결코 쉬운 일이 아니다. 이를 위해서는 직원에게 열정을 부여할 수 있어야 하고, 인센티브도 남달라야 하며, 독특한 사내 문화도 필요하다.


중국에서 뜨는 소비 트렌드 3 : 건강 관련 제품 수요 증가


셋째, 건강에 대한 관심이 늘어나면서 관련 제품에 대한 수요가 증가하고 있다는 점이다. 중국인들의 건강에 대한 관심의 정도가 단적으로 드러나는 것이 마라톤 대회이다. 2017년에 중국 전역에서 열린 일반인 참가 가능 마라톤 대회는 무려 1,100회에 달한다. 체육 시설도 급증하고 있다. 2004년에 중국의 체육시설은 85만 개였다. 그러나 2014년 에는 170만 개, 2017년에는 196만 개로 늘어났다. 연간 6% 씩 성장한 셈이다.


이렇듯 건강에 대한 관심이 증가하면서 자연스럽게 스포츠웨어 제품에 대한 수요가 늘어나고 있다. 아직까지는 나이키, 아디다스 같은 글로벌 브랜드가 여전히 중국에서 높은 점유율을 차지하고 있지만, 넘치는 수요로 인해 중국 로컬 브랜드도 성장하는 중이다. 그 결과 안타(安踏), 리닝(李 宁) 등의 업체가 수혜를 누리고 있다. 건강에 대한 관심이 늘어나면서 부정적 영향을 받는 기업도 있다. 한때 중국을 대표하는 소비재 기업으로 인정받았 던 왕왕(旺旺)이 대표적 사례다. 쌀과자로 시작한 이 회사는 2000년대 후반 출시한 ‘핫키드 밀크’라는 가공유 제품이 큰 인기를 끌면서 급성장하였다. 그러나 핫키드 밀크가 가공유 이고, 설탕과 많은 첨가제가 들어간 것이 알려지자 이를 비 롯한 왕왕의 핵심 제품에 대한 수요가 크게 줄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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